너죽고 나죽자
식의 대처방안. 욱하는 성격은 가장 쉽게 표출되고 끝장까지 가는 치킨게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나가야하는 안타까운 인간.
생각하면 너무 심장떨리고 분이 솟구치므로 이제는 그냥 피해버리고 생각도 안하려고 한다. 아침에는 애들 내팽겨치고 시험인지 뭔지 보겠다고 새벽부터 나가있더니 도통 들어오지를 않아. 첫째는 계속 언제오냐고 보채고 울고 하여 그와중에 애들 둘 달래어 밥먹이고 둘째는 잠들었다. 들어오더니 첫째데리고 또 나가겠다는것. 그러라고 했더니 차키는 지가 잊어버리고는 나에게 왜 눈을 부라리냐 하는 말도 안되는 말을 해도 참았다. 나가서는 저녁시간까지 또 감감 무소식. 암튼 예전부터 어디 나가기만 하면 전화는 먼저 하는법 당연히 없고 해도 바로받는적이 없다. 그게 지 자존심지키는걸로 생각하는데 몬난인간 인증에다가, 가족들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는 지밖에 모르는 인간. 저녁은 어떻게 할것이냐 했더니 가서 먹이겟대. 그래서 있었더니 김밥달랑 한줄 사오고 나보고는 알아서 밥해먹으라는데 뭐 늘 그래왔으니 새삼 말하기도 싫었다. 그리고는 애들먹다 만것도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방에 들어가서 자고있다. 내가 집에 있으면 하루종일 하는것이 하나없고 때되면 애들 밥차리는것이 전부. 그것도 아침도 10시넘어서 준비해서 아이들은 점심때쯤 잠들면 하루두끼 먹는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니 애들키가 크겠나. 내 밥은 그냥 내가 차려먹는다. 그리고는 식탁에 앉아서 핸드폰 쳐다보는 일만 계속이다. 나는 집에 있을때 내 일을 하거나 핸드폰 한번 쳐다보는 일도 없다. 그걸 버릇이돼서 당연하게 여기고 자기는 주말이면 늘 저모양이다. 저녁때 내가 지난주 야근으로 너무 힘들어서 딱 한번 집에 와서 애들 밥먹이고 잠들기전에 먼저 좀 잠들겠다 했을때 자기도 그렇다며 먼저 들어가겠단다. 내가 기가 차서 지 남편 쓰러진다 해도 이 인간은 눈하나 깜짝 안하고 설겆이를 시켜 부려먹어야 하는 인간이구나 싶어, 이럴꺼면 같이 살 이유가 무엇인지 넘 현기증나고 울렁거리는 속을 잡고 잠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 치약을 안방 화장실에 다시 갖다놓기로 해놓고 지키지도 않기에 그얘기 다시 했더니 화가 나서는 일어나서 또다시 달려들며 나가라고 하길래 알겠다고 하고 얼른 자리를 피했다. 첫째애가 또다시 다들으면서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걸 봤기 때문이다. 나가라고 소리를 높이길래 땡큐라고 하고 작은방으로 건너왔으나 분이 덜풀린건지 작은방에 찾아와 왜 시비냐며 나가라고 언성 높이는데 첫째가 밖에서 문을 두드려서 알겠다고 하고 또다시 자리를 피했다. 피하지않고 할말을 했다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것을 나도알고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고 이미 눈이 두집혔기 때문에 애들이 바로뒤에 있는것도 보이지 않고 아니 오히려 그걸 내세워 일부러 그러는지 몰라도 아무튼 무서운 상황을 만든다. 내가 저번에 다시 한번 첫째애가 달려와서 싸우지마 하고 소리지르는 꼴을 보면 내가 그꼴은 더 못보고 결단하겠다고 말했는데 기억이나 할려나. 기억한다면 저러지 않겠지.
집을 나와 차에 앉아 있는다. 기온이 오른 날이라고는 하나 꽤추워서 코끝이 시큰하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성질부리고 미친짓거리를 하는 이런 인간과 살고 싶지 않다. 아이들에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는것을 전혀 꺼림직하게 생각안하고 얘기해도 더심해져만 가는 이런 상황을 언제까지 참아갈수있을까. 상담을 받은 것도 여러번이고 지금도 심리상담을 받고 있으며 상담사는 정신과에 가보길 조심스레 얘기햏다고 하는데 그렇게라도 하라고 했지만, 도통 고집이 있어 내말은 일단 반대로 하고자 하는것이 지 자존심인줄 아니 더말할것 없겠다. 그러면서도 한편 이혼한다고 한들 싹다 끊어내고 살지 못하고 나는 아이들 아빠이고 그 아이들의 엄마이니 완전 정리가 된다면야 이혼 골백번 더했겠다만 그 끈을 못끊으면 이혼만했지 지금과 다를게 뭐겠나 싶다. 내가 그래서 아이들을 키우면 지금 저 인간이 하는 걸로 봐서는 사실은 못할것도 없긴 하다. 8시쯤 일어나서 10시에 어린이집 보내고 4시에 데려와서 내가 더노력하면 땡퇴근해서 6시까지 집에 온다고 보면,, 그시간이 하원도우미가 있으면 더좋고, 워킹맘들은 아침일찍 등원하고 7시에 데려오는 일을 이미 하고 있으니 내가 못할것도 없다. 그외에는? 아이들 밥먹는것 챙겨주는 일만 다행히도 딱히 이 사람이 맡고 있던 일이 거의 없었으므로 지금하는 일상에서 큰변화는 없다는것을 알고는있다. 집안일은 설겆이와 쓰레기처리, 재활용분류, 장난감정리, 빨래 정리는 내가 해왔으나 조금더 신경을 써야하겠지만 도우미를 쓸수도있다. 그래서 아이들식사도 마련해달라할수있다. 또한, 지금도 월급 관리비 세금 공과금 보험 적금 연금 등 집안재정관리는 내가했고, 생필품은 빨래세제, 고무장갑, 비누치솔 등은 내가 사고, 음식물식료품구매는 요즘은 이 사람이 7,80프로는 하고있지만 쿠팡으로 눌러재끼기만 하면 집앞에 갖다놓으니 어려울것도 없다. 솔직히 낮시간동안 집에 혼자있으며 뭘하냐고 물어보고싶다. 퇴근때까지 어느날은 화장실갈시간도 참고, 인터넷뉴스한번 클릭해 읽어볼 시간이 없고, 일뿐만 아니라 대출상담과 분양과 세금 등 알아볼 시간이 필요한데 늘 그시간도 없어 허덕이다 집으로 오는데, 오히려 나보고 낮에 자기 시간 있어서 좋겠다고 하길래 그때 분위기 안좋아질걸 각오하고라도 물어봤어야했다. 낮시간에 대체 뭘하냐고... 물론 집에 있으면 시간이 금방 가버린다는 것쯤은 나도 경험이 있어 잘 알지만 그건 집안일을 할때 얘기고 지금은 방에 옷들은 몇달째 내가 손놓은 이후로(그것도 그방식이 맘에 안든다해서 그럼 밖에 올려놓고 지가 정리한다길래 그리해놨더니 옷무덤을 만들고 있는걸) 손도 까딱안한다. 다른건 얘기하기 입아프다. 결론은 내가 못할것없다. 그럼 애들한테는 친엄마가 일도 하지않고 옆에서 돌봐주며 있으니 당연히 더 좋아지고 심리적인 문제도 없이 훨씬 건강하게 자라야하는데, 이게 또 꼭 그렇지만은 않을수도있었다. 늘 짜증내고 화내고 욱하는 엄마, 그러면서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나쁜것을 고치려고 한다지만, 훈육하는게 아니라 감정과 화풀이로 삼는다면 차라리 엄마를 덜보는 바쁜 워킹맘과 관계가 더좋을수 있다. 내가 이혼은 말도 안된다라고 생각해서 아무리 힘들어도 머릿속으로 갖고 온적도 없었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자꾸 마음이 흔들린다... 뭐가 모두를 위한것인지.
이제 딱 한가지. 친엄마가 있어야한다는 것만 남는데. 아, 친아빠도 있어야한다는 것도. 거기서 그냥 지금까지의 생각을 다찢어버린다. 그런데 이 모든 생각들이 하나씩하나씩 자리잡을때까지 왔다는 것이 좋지않다. 다시 두아이들만 생각하자. 다짐한다. 그리고 이 사람이 어떻든 내삶을 그냥 살자라고.